담낭절제술 직후 발생된 인공 승모판막 급성 혈전증
Acute Prosthetic Mechanical Mitral Valve Thrombosis Following Open Cholecystecto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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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개복 담낭절제술 7일째, 흉부 답답함으로 의뢰된 61세 여환에서, 이차원 도플러 및 삼차원 심장 초음파검사를 통해 급성 인공 판막 혈전으로 인한 중증 승모판 협착증을 진단하였고, 혈전용해술로 정상 판막 기능으로 회복된 증례이다.
Trans Abstract
A 61-year-old woman was referred for chest discomfort 7 days after successful open cholecystectomy. She has had a prosthetic mechanical mitral valve for 10 years and been on warfarin medication since then. Her preoperative cardiac work-up showed good mechanical valve function with optimal prothrombin time international normalized ratio levels. However, anticoagulation was inadequate during the immediate postoperative period, and subsequent echocardiograms revealed a newly developed thrombus with one leaflet fixation. Having an acute thrombus with New York Heart Association functional class I-II and a strong reluctance to re-do open heart surgery, fibrinolytic therapy was performed. Acute bleeding from a pseudoaneurysm of the right hepatic artery interrupted the intravenous alteplase infusion and required emergency coil embolization. Ultimately, the mechanical click sound resumed, and a subsequent echocardiogram revealed successful resolution of the acute thrombus and restored mechanical mitral valve prosthesis function.
서 론
인공 심장판막(prosthetic heart valve)을 가진 환자들은 원래 가진 판막의 심각한 기능적 문제들 즉 협착 또는 역류에서는 벗어났지만, 대신 인공물로 인하여 발생할 수 있는 새로운 문제들을 갖게 된다. 인공 심장판막이 존재함으로 초래될 수 있는 중대한 합병증으로는 혈전색전증, 출혈, 감염성 심내막염, 용혈성 빈혈 등이 있다[1]. 인공 기계 판막 치환술을 받은 환자는 이러한 합병증 중의 하나인 혈전색전증을 예방하기 위해 평생 와파린(warfarin)과 같은 경구용 항응고제를 복용해야 한다. 와파린의 처방에 있어서 최대 관건은 인공물로 인한 혈전을 방지하는 효과는 극대화하면서 출혈의 부작용은 최소화하는 적절한 범위에서의 용량 조절이다. 차츰 고령화되고 있는 사회에서 늘어나는 각종 시술과 수술은 안정적으로 와파린을 복용하던 환경에 큰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비심장성 시술 또는 수술과 관련, 출혈을 염려하여 경구용 항응고제를 일시적 중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드물지 않게 발생되며, 혈전의 고위험군 환자에서는 단순히 외래에서 와파린을 중단하는 것이 아니라, 안정적인 항응고 효과의 유지를 위하여 와파린의 중단과 재복용 시에 입원하여 헤파린(heparin)과 같은 비경구용 항응고제와 병용하는 연결 항응고요법(bridging anticoagulation)을 고려하여야 한다.
저자들은 성공적인 개복 담낭절제술 이후 7일째, 퇴원을 준비하던 도중 좌측 흉부 불편감으로 의뢰되었던 환자에서 즉각적인 심장 초음파검사로 급성 혈전으로 인한 인공 기계판막의 중증 협착을 진단하여 혈전 용해제로 치료한 사례를 경험하였기에 이를 보고하는 바이다.
증 례
환자: 61세 여자
주소: 하루 전 발생된 좌흉부 불편감
병력: 환자는 수주 전 담석을 동반한 급성 담낭염으로 항생제 치료 및 경피적 간담도배액술(percutaneous transhepatic gallbladder drainage)을 시행받았으며, 입원하여 외과에서 성공적인 개복 담낭절제술을 받은 지 일주일째로, 정규 퇴원을 준비하던 중이었다. 전날부터 좌측 흉부 불편감 및 한 번씩 숨이 멎는 듯한 이상 감각이 있어서 심장내과에 협심증 여부 감별을 위해 의뢰되었다. 의뢰 당시 발열이나 복통은 없었다. 과거력상 10년 전 타병원에서 기계 승모판막(Edward-Duromedics valve; Baxter Healthcare Corp., Santa Ana, CA, USA) 치환술을 받은 병력이 있으며, 고혈압약, 고지혈증약, 와파린 2.5 mg을 복용 중이었다. 담낭절제술 전 심장 초음파검사상 인공 승모판막의 구조와 기능은 양호하게 유지되고 있었다.
가족력: 특이사항은 없었다.
사회력: 음주나 흡연은 하지 않았다.
신체검진: 활력 징후는 혈압 140/80 mm Hg, 맥박수 90회/분, 호흡수 20회/분, 체온 36.5℃였다. 흉부 청진상 호흡음은 깨끗하였고, 심음은 규칙적이었으나, 심첨부에서 활발히 들릴 것이 기대되었던 기계성 클릭 사운드가 약화되어 있었다. 복부 검진상압통 또는 반동 압통은 없었다. 양측 하지의 함몰 부종도 관찰되지 않았다.
검사 소견: 급성 담낭염으로 입원시 시행한 말초혈액검사에서 백혈구 12.0 × 103/µL (호중구 78%), 혈색소 12.6 g/dL, 혈소판 174 × 103/µL였다. C-반응 단백질(C-reactive protein)은 11.39 mg/dL (참고치 0-0.5 mg/dL)로 상승되어 있었다. 혈액응고검사에서 프로트롬빈시간 국제표준비(prothrombin time international normalized ratio, PT INR)는 2.78 (참고치 0.88-1.12)로 적정 수준으로 높아져 있었다. 생화학적 검사 결과 AST/ALT 24/9 (참고치 < 40 IU/L), 총 빌리루빈 1.91 mg/dL (참고치 0.1-1.2), 혈중 크레아티닌 0.74 mg/dL (참고치 0.4-1.2)였다.
수술 전 협진에서 환자는 기계 승모판막을 가진 혈전색전증의 고위험군으로 분류되어 개복 수술 관련 와파린 중단 및 재투약시 헤파린 연결 항응고요법을 권고받았다. 수술 직전 PT INR 1.12, 활성화부분 트롬보 플라스틴 시간(activated partial prothrombin time, aPTT)은 53.0초(참고치 27-42초)였다. 술 후 2일째, PT INR 1.13, aPTT 60.3초; 술 후 3일째, PT INR 1.11, aPTT 54.2초; 술 후 5일째 PT INR 1.25, 와파린 1 mg을 복용 중에 있었다. 술 후 7일째, 흉부 불편감으로 심장내과 의뢰 당시, 심전도상 급성 관동맥증후군을 의심할 만한 ST, T 분절 변화 소견은 없었고, 혈중 트로포닌(troponin I) 0.01 ng/mL (참고치 < 0.05) 정상 범위, 백혈구 5.14 × 103/µL, 혈색소 9.9 g/dL, 혈소판 141 × 103/µL였다. 단순 흉부 방사선 촬영상 흉골 정중선 절개 흔적 및 승모판 위치에 인공 판막 음영을 제외하면, 특별한 이상 소견은 없었다.
심장 초음파: 술 후 7일째, 경흉부 도플러 심초음파검사에서 기계 승모판막의 두 판엽 중 외측 판엽이 고정되어 보였고, 이로 인하여 내측 판엽으로 유입되는 이완기 혈류 속도가 빨라지면서 평균 압력 15.0 mm Hg (맥박수 96)의 중증 협착이 동반된 인공 판막 이상 소견이 의심되었다(Fig. 1, Supplementary Video 1). 이차원 및 삼차원 경식도 심초음파에서 두꺼워진 판엽의 혈전 모양과 외전 측엽이 이완기 전반에 걸쳐 고정되어 있으며, 혈류 평균 압력 21.0 mm Hg (맥박수 131)으로 혈전에 의한 중증 협착 소견이 관찰되었다(Figs. 2 and 3, Supplementary Videos 2 and 3). 수술 전 심초음파에서는 정상적인 모양과 기능의 인공판엽이었기 때문에 이는 급성으로 발생된 병변으로서, 수술 관련 불충분한 항응고제 치료를 고려할 때, 파누스(pannus)의 가능성은 떨어지며, 급성 인공 판막 혈전으로 진단할 수 있었다.
치료 경과 및 임상 경과: 환자는 개흉 재수술은 거부하는 상태로, 증상이 비교적 심하지 않고(NYHA class I-II), 수일 이내 급성으로 생긴 판막에만 국한된 비교적 크지 않은 혈전이라는 점에서 혈전용해술(fibrinolytic therapy)을 시도하기로 하였다. 조직 플라스미노겐활성제(tissue plasminogen activator)의 일종인 엑티라제(Alteplase)를 10 mg 먼저 주입하고, 지속하여 0.5-0.75 mg/kg로 정주하던 60분째, 환자는 갑작스런 우상복부 복통을 호소하였고, 약제는 목표 용량의 2/3 정도 주입된 상태로 중단되었다. 응급으로 시행된 조영제 사용 복부컴퓨터단층촬영에서는 우간동맥(right hepatic artery) 가성동맥류(pseudoaneurysm)에서의 급성 출혈 및 혈액 복강(hemoperitoneum) 소견이 관찰되었다. 말초혈액검사상 백혈구 5.19 × 103/µL, 혈색소 7.8 g/dL, 혈소판 172 × 103/µL였다. 이에 응급으로 수혈 및 혈관조영(celiac angiography), 코일간동맥색전술(Coil embolization)이 시행되었으며, 이후 복통과 어지러움 등의 증상은 사라졌다. 혈전용해술 시행 3일째, 청진상 기계성 클릭이 경쾌하게 들리기 시작하였으며, 다음날 시행한 심장 초음파검사에서, 수술 전과 마찬가지로 기계 승모판막의 두 판엽은 정상 범위로 개폐됨이 관찰되었고, 인공 판막의 협착 소견은 사라졌다(Fig. 4, Supplementary Video 4). 환자는 퇴원하여 지속적으로 경구용 항응고제 와파린(PT INR, 3.0 전후) 및 아스피린 100 mg을 추가로 복용하면서 외래로 경과관찰 중이다.
고 찰
인공 판막 혈전의 빈도는 판막의 종류, 위치, 항응고제 혈중농도, 임상양상에 따라 다르게 보고될 수 있다. 조직판막과는 달리 기계판막은 혈전의 위험이 높은데, 해마다 0.3-1.3% 발생이 보고된다[2-4]. 낮은 농도의 항응고제가 유지된 그룹에서는 6% 정도로 더 높은 비율로 보고되고 있고, 인공 판막 혈전이 발생된 환자에서 70%는 부적절한 항응고제 사용이 보이는 바 기계 판막 혈전의 원인은 부적절한 항응고제 사용과 연관된다고 할 수 있겠다[5]. 위치에 따라서는 승모판막이 대동맥판막보다 2배 가량 인공 판막 혈전 발생 빈도가 높다[2].
인공 기계판막 환자에서 평소 와파린 복용으로 목표하는 적정 PT INR은 Fig. 5와 같다[1]. 문제는 비심장성 시술 또는 수술로 인하여 와파린 복용이 중단될 때인데, 와파린의 중단으로 INT이 낮은 범위에 있는 시간을 최소화함이 목표이고, 환자와 같이 기계 승모판막을 가진 경우는 혈전 발생의 고위험으로서 헤파린 연결 항응고요법이 요구된다[1] (Fig 5). 즉 혈전 발생의 고위험군에서 수술을 시행할 때 술 전 2-4일에 중단하여 수술 당일 INR < 1.5를 목표로 하는데, 와파린을 중단할 때는 입원하여 헤파린을 정주(aPTT 목표 1.5-2.0배)하도록 하며 수술 6시간 전 중단한다. 수술이 끝나고 지혈이 확인된 이후에 가능한 빨리 헤파린을 시작하는데 와파린과 연결하여 INR 치료 범위로 연속 2일 유지될 때까지 정주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하나 고려할 점은, 혈전 발생의 고위험군의 경우에는 다수의 경미한 시술에서 와파린을 중단하지 않고 INR 목표를 2.0 정도로 낮게 하며 지혈에 신경을 쓴다면 극복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인공 판막 혈전 발생시 임상증상은 판막 협착의 정도에 따라 다른데, 호흡곤란, 흉통, 심부전, 심할 때는 쇼크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으며, 색전으로 인한 중풍으로 발현될 수도 있다. 환자와 같이 심한 증상 없이, 애매한 가슴 답답함으로 나타날 수도 있으므로, 비심장 수술 이후 매일 매일 청진을 통해서 금속성 클릭 사운드가 잘 들리는 지 체크하는 것이 필요하겠다. 급성 인공 판막 혈전의 진단에 있어 심장 초음파는 중심적인 역할을 하게 되는데, 혈전으로 인하여 판엽이 두꺼워지고, 움직임이 둔화되고, 이와 동반된 협착 또는 역류의 정도를 판단하여 혈역학적으로 인공 판막 혈전의 문제를 파악하게 한다. 경흉부 심초음파에서 기계 판막의 음향음영(acoustic shadow)으로 인해 제한 되거나 애매한 경우에는 경식도 심초음파를 적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연속파 도플러(continuous wave Doppler)를 이용한 이차원 심초음파는 문제가 되는 인공 판막 전후의 압력 차이를 평가함으로써 협착의 중증도를 정량화할 수 있다[6]. 실시간 삼차원 심초음파는 en-face view를 통해 혈전의 위치 및 판막의 이상 움직임을 한눈에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7].
인공 판막에 생길 수 있는 종물로서 혈전(thrombus), 파누스(pannus), 우종(vegetation)을 들 수 있는데, 임상적인 소견과 초음파적인 소견을 종합하여 감별을 시도한다. 우종의 경우는 감염이 원인이 되므로 발열을 동반하고 초음파상 쐐기모양 독립적인 종물의 움직임이 특징이다. 파누스의 경우는 섬유조직의 생성(fibrous tissue ingrowth)이 만성적으로 진행되며, 초음파상 움직임은 거의 없는 고에코성 종물로서 sewing ring과 붙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세 가지 종물 중에서 혈전의 경우가 가장 흔한데, 환자에서와 같이 수일 이내 새로 생겼고, 부적당한 항응고제 적용이 된 임상적인 상황에서 의심할 수 있으며, 초음파상에서는 저에코성 종물로 관찰된다. 초음파상 판막을 통한 압력 차이의 증가 정도는 협착의 중증도를 평가하는 기준이 된다. 특히 인공 판막에서 파누스와 혈전은 치료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임상적인 상황과 초음파적 소견으로 급성 인공 판막 혈전을 감별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급성 인공 판막 혈전증의 치료에는 약물적 치료(anticoagulation, fibrinolytic therapy)와 수술적 치료(emergency surgery for thrombosis) 두 가지 선택이 있다[1,8]. 결정에 있어서 환자의 증상 정도, 판막의 위치, 혈전의 크기와 움직임 정도가 영향을 준다[1,8]. 2014년 미국 심장학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1], 우측 인공 판막에 발생된 혈전증은 약물적 치료를 권한다(class IIb). 하지만 좌측 인공 판막 혈전으로 협착이 발생된 경우에는, 증상이 심하거나 (NYHA III-IV), 움직임 또는 크기가 큰 혈전(≥ 0.8 cm2)은 응급 개흉 수술을 권한다(class I, class IIa). 환자와 같이 좌측 인공 판막 혈전으로 협착이 발행되었다 하더라도, 14일 미만의 급성기, 경한 증상(NYHA I-II), 작은 혈전에서는 약물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어서(class IIb), 이를 선택하게 되었다. 하지만, 혈전용해술로 인한 부작용으로 우간동맥 가성동맥류의 출혈이라는 부작용을 경험하게 되었다. 환자의 경우 혈전용해술의 절대적인 금기사항(뇌출혈, 3개월 이내의 뇌졸중, 뇌혈관 이상, 대동맥박리, 고출혈성향, 3개월 이내 두부 손상)에 속하지는 않았지만[9], 개복 담낭절제술 3주 이내이기 때문에, 상대적인 금기로 해석한다면, 수술 주변부의 혈관들에 대해서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혈전용해제는 출혈의 부작용과 혈전의 치료 작용에 있어서 양날의 검이다. 다행히, 코일 색전술로 출혈은 치료되었고, 인공 판막의 급성 혈전도 해결되어 정상적인 판막 기능으로 회복하여 퇴원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