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충수의 점액낭종은 점액에 의해서 충수내강이 확장된 비교적 드문 질환이다. 대장내시경상 맹장에서 내강으로 융기된 형태 또는 종대된 점막하 종양의 입구에 충수개구부가 관찰되는 화산 징후(volcano sign)를 관찰할 수도 있지만 대장내시경상 정상으로 관찰될 수 있어 충수점액낭종을 예상하지 못 하기도 한다. 충수의 점액낭종은 초음파 및 컴퓨터 단층촬영으로 정확히 진단하면 합병증 없이 신속히 치료할 수 있다. 저자는 특별한 과거 질병이나 복부수술 경험이 없는 75세 남자 환자가 경한 우하복부 불편감으로 내원하여 시행한 대장내시경에서는 정상소견이었지만 영상의학검사로 충수의 점액낭종을 진단받고 복강경 충수절제술로 성공적으로 치료받은 증례를 보고하고자 한다.
증 례
75세 남자 환자가 하루동안의 우하복부 통통으로 외래를 방문하였다. 특별한 과거력은 없었고 술은 소량 마시고 흡연은 하지 않았다. 복부수술 과거력 또한 없었고 특이한 음식력 및 설사, 변비도 없었다. 우하복부에 경한 압통이 있었고 반발통은 없었다. 활력 징후는 혈압 135/80 mmHg, 맥박은 분당 70회, 호흡은 분당 16회, 체온은 37.2℃였다. 내원 당시 백혈구 10,300/mm3, 혈색소 14.3g/dL, 혈소판 181,000/mm3, OT/PT 23/34 U/L, ALP/rGTP 110/70 U/L, 총 빌리루빈 0.8 mg/dL, amylase/lipase 40/90 U/L, Bun/Cr 20/1.1 mg/dL, HBs Ag/HBs Ab(-/-)였다.
대장내시경검사에서 맹장 및 대장은 정상이었다(Fig. 1). 복부초음파상 충수에서 기원하는 약 4-5 cm 타원형의 낭성 종양이 관찰되었고, 벽비후와 종대된 충수말단부의 벽내에 석회화 소견이 보였고 탐촉자로 압박 시 압통은 거의 없었다. 말단회장, 맹장, 대장은 정상 소견이었다(Fig 2). 복부 컴퓨터 단층촬영에서 타원형의 낭성 종양이 관찰되었고 맹장 및 주위 장기 침윤은 없었으며, 석회화가 관찰되었다(Fig. 3). 충수 점액낭종으로 진단하고 계획된 복강경하 충수절제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하였고 조직학적으로 저등급 점액 종양으로 확진되었다(Fig. 4). 수술적으로 충분히 치료되었고 현재까지 재발 없이 지내는 중이다.
고 찰
우하복부 불편감 및 통증은 급성복통의 증상으로 충수돌기염 등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것부터 장염, 대장게실염, 장간막림프절염, 요로결석과 같은 비뇨기계 질환과 산부인과 질환 등 다양한 원인이 있고 감별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충수의 점액낭종은 비종양성과 종양성으로 나눈다. 비종양성으로 담순점액종, 저류낭 혹은 톱니형 용 종이 있으며 종양성으로는 저등급 점액 종양, 고등급 점액 종양, 점액선암이 있다.
복부초음파상 충수 점액낭종은 원형 혹은 타원형의 낭성 종양으로 관찰되며 다양한 내부 에코를 보이고 간혹 벽 석회화에 의한 음향 음영을 관찰할 수 있다[1]. 우하복부의 충수의 양파 껍질 모양이 비교적 특이한 소견이다[2].
대장내시경검사에서 검진 혹은 복부증상검사상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고 외부압박 혹은 점막하 병변으로 관찰될 수 있다. 충수 기시부에서 기시한 부드럽고 둥근 돌출형 종괴 모양으로 나타나며 호흡에 따라 변화하기도 한다[3,4]. 생검겸자로 누르면 표면이 딱딱하거나 쉽게 압박될 수도 있다. 표면점막은 정상이고 조직검사는 진단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대장내시경상 정상으로 관찰될 수 있어 점액낭종을 예상하지 못 하기도 한다. 본 증례도 대장내시경상 정상이었고 복부초음파 등 추가 검사를 하지 않았으면 진단을 놓칠 수 있었다. 수술 시 충수 기시부는 비교적 가늘게 확장되었고 충수 말단부에 큰 점액낭종으로 확장되어 있어 맹장에서 관찰하는 대장내시경상 정상으로 관찰되었다. 내시경초음파는 다른 점막하 종양과 구별에 유용하고 점액낭종은 저에코 혹은 무에코로 관찰된다. 하지만 대장내시경상 종괴 모양이 아니거나 큰 종양이 아닌 경우 내시경초음파으로 관찰하기 어려울 수 있다. 간질의 침범이 있으면 점액암을 시사한다. 대장내시경으로 발견된 충수의 점액낭종은 다른 원인 배제를 위해 컴퓨터 단층촬영(computed tomography)를 시행해야 하며 컴퓨터 단층촬영에서 보인 충수점액병변은 맹장의 침범이 없다면 대장내시경은 필요하지 않다. 컴퓨터 단층촬영에서 점액낭종의 벽에 결절성 증강이 있으면 양성보다 악성을 시사한다.
모든 충수점액 병변은 추적 관찰보다 수술을 권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영상의학검사에서 양성 병변으로 생각될지라도 악성을 배제할 수 있는 명백한 기준이 모호하고 조직검사는 복막으로 전이 가능성이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수술은 병변이 충수의 기저부까지 침범되지 않은 경우라면 맹장절제술 혹은 우측대장절제술등의 광범위 수술보다 계획된 표준 충수절제술을 하는 것이 좋은데 이는 수술 당시에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5]. 일반적 예후는 병기와 종양의 등급에 따른다.
비종양성 점액 종양은 충수절제술로 근치적 치료가 가능하고 재발이 거의 없고 추가 검사도 필요하지 않다. 파열되지 않고 충수에 국한된 저등급 점액 종양, 고등급 점액 종양, 고분화(G1) 점액선암은 충수절제술로 충 분한 경우가 많다. 중등도(G2) 혹은 미분화(G3) 점액선암은 우측 대장절제술과 림프절검사가 필요하다[4]. 비종양성 충수 점액 병변과 저등급 점액 종양은 표준 충수절제술로 충분하고 재발이 드물다. 충수 밖의 세포성 점액이 있는 경우는 재발이 비교적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