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간 지속되는 오한, 발열로 타병원 내원하여 조영증강 복부 컴퓨터단층촬영(computed tomography, CT) 검사를 시행하였고, 간농양이 의심된다고 하여 본원 응급실로 전원되었다. 응급실 내원 당시 38.8 ℃ 고열이 확인되었고, white blood cell count 12,100/mm3, C-reactive protein 10.0 mg/dL, alkaline phosphatase 219 U/L로 간농양에서 확인되는 임상양상과 혈액 검사 결과를 보였다. 외부 단일 조영시기 복부 CT에서 7.2 cm 크기의 액화 괴사 소견이 뚜렷하지 않은 저음영 병변이 확인되어(Fig. 1), 임상적으로 미성숙 간농양(immature liver abscess)을 의심하여 혈액배양 검사를 시행한 후 경험적 항생제 치료를 시작하였다. 항생제 투여 후에도 38 ℃ 이상의 고열이 3일간 지속되어 간농양의 액화괴사 여부에 따른 경피적 배액술 필요성을 확인하고자 간초음파 검사를 진행하였다. 간초음파 검사에서 종괴 주위에 달무리(halo)를 동반한 비교적 균일한 고에코의 종괴가 확인되었고, 색 도플러에서는 종괴 내부에 혈류 분포는 확인되지 않았다(Fig. 2). 간농양의 경우 농양의 성숙 과정에 따라 다양한 초음파 소견을 보이며, 간농양의 초기에는 성숙도가 낮은 충실성 에코 양상을 보여 간세포암이나 간내 담관암과의 감별이 필요하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미성숙 간농양은 경계가 불분명하고 혼합 에코를 보이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본 증례처럼 균일한 고에코의 종괴에 달무리가 동반되는 경우는 드물다. 초음파 영상으로는 간농양은 아니며, 간세포암이나 간내 담관암의 가능성을 고려해서 암표지자 검사를 하였으나 모두 정상 수치를 보였다. 해당 병변에 대해서 간조직검사를 시행하였고, 병리검사 결과에서 편평상피암이 확인되었다. 간 내 단일 병변으로 종괴의 크기가 커서 편평상피암의 간 전이 가능성은 떨어지나 원발암에 대한 추가 검사를 진행하였다. 흉부 CT, 식도위내시경 검사, 자궁경부 세포검사, 후두경검사에서 원발암이 확인되지 않았고, 전신 양전자방출 컴퓨터단층촬영(positron emission tomography-computed tomography) 검사에서 간내 종괴에만 fluorodeoxyglucose의 섭취가 증가되어 있었다. 간의 원발성 편평상피암으로 진단하고 수술적 치료를 계획하였다. 입원 후 추가 검사를 진행하는 동안 38 ℃ 이상의 고열이 지속되었다. 혈액배양검사, 소변배양검사에서 배양되는 균은 없었고, 폐렴도 확인되지 않았다. 발열의 원인이 감염으로 인한 것이 아니라 암성 발열(neoplastic fever)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여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소염제 치료를 시작하였으며, 치료 후 정상 체온으로 유지되었다.
본 증례는 임상양상, 혈액검사와 복부 CT 검사에서 간농양으로 진단되었으나 간초음파에서 간농양의 특징적인 소견이 보이지 않아 간조직검사를 시행하였고, 조직검사 결과에서 간의 원발성 편평상피암으로 진단되었다. 간농양은 농양의 치유시기와 성숙도에 따라 다양한 초음파 소견을 보인다. 간농양의 초기에는 경계가 불분명한 국소적 에코의 증가로 보이며, 점차 진행할수록 농양 벽이 형성되어 경계가 지워지며 내부 내용물이 액화되면서 에코가 감소한다. 농양 내부의 액화괴사가 진행되기 전의 미성숙 간농양의 경우, 충실성 에코양상을 보여 간세포암, 전이성 간암, 괴사성 간종괴와의 감별이 필요하며, 발열이나 백혈구 증가와 같은 특징적인 임상양상을 바탕으로 감별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간농양에서 나타나는 임상양상을 보이더라도 임상경과에 맞는 초음파 소견을 보이지 않는다면 악성 가능성을 고려하여 간조직검사와 같이 적극적 감별을 염두에 두어야 하겠다.